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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사는 집
저자 : 멀리사와이즈 ㅣ 출판사 : 아트북스 ㅣ 역자 : 손희경

2021.12.20 ㅣ 216p ㅣ ISBN-13 : 978896196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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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지베르니, 반 고흐의 노란 집, 칼로의 카사아술…
그 자체가 작품이자 창작 도구이자 창조적 영감의 원천인
예술가의 집에 관하여


한 시대를 풍미하고 걸출한 작품들을 쏟아내며 불꽃같은 인생을 살았던 예술가, 이들은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생활했을까. 예술가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부분 그들의 삶과 예술세계에 조명을 비춘다. 예술가가 창작 활동을 하고 삶을 꾸려갔던 곳, 예술적 영감을 발견하고 자신의 취향과 미적 감각을 반영했던 곳, 근원적인 자신의 모습을 찾고 온전히 자기 자신일 수 있었던 내밀한 공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예술가들의 집과 생활공간은 마치 베일에 싸인 비밀 공간과도 같아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유명 예술가의 생가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되어 그곳에서 예술적 영감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책 『예술가가 사는 집』은 17인의 시각예술가와 그들이 살았던, 혹은 거의 일체화되었던 공간에 대해 두 명의 작가가 마음을 울리는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써내려간 예술 에세이다. 글을 쓴 멀리사 와이즈는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예술가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고 그들의 공간에 관해 자신의 경험과 감상을 기록했다. 여기에 케이트 루이스가 개성을 살려 재현한 그림이 어우러져 예술가의 집을 보다 특별하고 아름답게 완성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예술가는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앙리 마티스 같은 서양미술의 거장들을 비롯해 프리다 칼로, 장미셸 바스키아, 도널드 저드 등 동시대 유명 예술가까지 두루 포함하고 있다. 모네가 말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자신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긴 지베르니 저택, 반 고흐가 그림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던 시절을 보낸 프랑스 아를의 노란 집, 프리다 칼로의 불꽃같은 생애와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카사아술 등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예술가의 집을 소개함과 동시에 지금 현재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예술가 하산 하자즈와 자리아 포먼의 집을 방문해 이들이 직접 자신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 생생한 목소리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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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시작하며

조지아 오키프
하산 하자즈
루이즈 부르주아
클레멘타인 헌터
버네사 벨과 덩컨 그랜트
도널드 저드
클로드 모네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리 크래스너과 잭슨 폴록
파울라 모더존베커
빈센트 반 고흐
자리아 포먼
장미셸 바스키아
앙리 마티스

집으로
멀리사의 이야기
케이트의 이야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선별한 참고 자료


[본 문]

부르주아가 살았던 어수선한 집은 무언가를 환기하는 기묘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집 중에서 부르주아의 집만큼 사람들에게 자주 질문을 받은 곳은 없었다. 질문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경탄과 희망의 숨결을 속삭였다. 이 집은 우리 안에 있는, 집이 취할 수 있는 급진적 감각을 포착하는 것만 같다. 관습을 거스르는 표현을 수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노래하는 것만 같다. 부르주아의 집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_p.49 「루이즈 부르주아」

집의 절반만 보존해둠으로써 헌터가 겪은 일의 진실이 상당 부분 생략돼버린다. 그녀가 요리했던 부엌, 동네 아이들에게 팔려고 만든 아이스바를 넣어두었던 냉동고, 집에 수돗물이 들어왔고 현대적인 기기들이 있었다는 단순한 사실 같은 것들 말이다. 이는 헌터가 인생에서 겪은 시대적 현실을 흐릿하게 만들고 그녀의 경험이 지닌 특수성을 부인하는 것이다. 헌터의 경력과 인생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어렴풋해지고, 복잡한 부분들은 얼버무려진다. 복원된 대농장 저택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지역에서, 노골적이면서 은밀한 방식으로 인종차별이 계속 일어나는 나라에서, 헌터의 해체된 집은 우리가 역사를 말하는 방식과 역사에서 생략해버린 것이 지닌 많은 문제에 공감하게 해준다. _p.62 「클레멘타인 헌터」

집에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다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벨과 그랜트에게는 가정 공간의 이미지를 바꾸는 수단이었다. 그림 그리는 행위를 통해 그들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좀더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서 집을 재창안하고 되찾았던 것이다. 전통적 가정생활의 경험에서 배제된 삶을 살았던 가족으로서, 벨과 그랜트는 가족의 일원으로 사는 것이 어떤 모습일 수 있을지 재정의하는 작업을 했다. 그들은 가정 공간을 전적으로 새롭게 경험하는 방법을 그려냈다. _p.74 「버네사 벨과 덩컨 그랜트」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집을 생각할 때면, 그곳에서 색채와 공간에 잠긴 듯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의 집은 미적인 선택이 그저 장식이 아니라 경험일 수도 있으며 실내 공간을 경험하는 것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형성할 수 있다는 내 통찰과 궤를 같이한다. 모네의 실내는 자신의 예술에 담긴 내용이나 스타일을 채택하진 않았지만, 색채가 주는 효과에 대한 드높은 인식을 공유한다. 예술작품을 걸어놓은 벽과 색을 칠한 벽이 교차하여 포화 상태가 된 이 방들에서 모네는 화가로서 자신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어떤 본질적인 감각을 다시 연결했다. 이와 동시에 그가 베풀었던 저녁 만찬, 그리고 판화와 그림을 건 벽은 좀더 폭넓은 공동체와 원칙 속에 위치한 그의 자리를 확인해주었다. _p.100 「클로드 모네」

폴록이 죽은 여름 이후에 그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크래스너를 생각할 때면 서정적인 춤이 떠오른다. 크래스너의 그림은 삶의 너무나 많은 부분을 담고 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이분법이 대체로 그렇듯이, 슬픔과 기쁨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스프링스에서 보낸 세월 동안 크래스너는 물건을 옮겨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집처럼, 삶의 여러 단계를 지나면서 집이 우리를 담아내는 방식처럼, 썰물이 되어 물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부드럽게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_p.130 「리 크래스너와 잭슨 폴록」

이 책에 실린 일부 예술가들의 집은, 우리가 그 안으로 직접 발을 들여 생전 그대로 놓여 있는 접시와 화장실 용품 같은 것들을 보면서 창문으로 빛이 어떻게 투과되는지, 가구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벽에 미술작품을 어떻게 걸어두었는지 혹은 빈 공간으로 남겨두었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다. 바스키아의 경우 남은 것은 건물 바깥쪽뿐이다. 키 큰 아치형 창문과 거리는 예전 그대로 남아 있다. 그리고 이것도 그대로다. 그의 집을 가로질러 끊임없이 흘러들어오는 예술. _p.180~181 「장미셸 바스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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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지베르니, 반 고흐의 노란 집, 칼로의 카사아술…
그 자체가 작품이자 창작 도구이자 창조적 영감의 원천인
예술가의 집에 관하여



한 시대를 풍미하고 걸출한 작품들을 쏟아내며 불꽃같은 인생을 살았던 예술가, 이들은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생활했을까. 예술가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부분 그들의 삶과 예술세계에 조명을 비춘다. 예술가가 창작 활동을 하고 삶을 꾸려갔던 곳, 예술적 영감을 발견하고 자신의 취향과 미적 감각을 반영했던 곳, 근원적인 자신의 모습을 찾고 온전히 자기 자신일 수 있었던 내밀한 공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예술가들의 집과 생활공간은 마치 베일에 싸인 비밀 공간과도 같아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유명 예술가의 생가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되어 그곳에서 예술적 영감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책 『예술가가 사는 집』은 17인의 시각예술가와 그들이 살았던, 혹은 거의 일체화되었던 공간에 대해 두 명의 작가가 마음을 울리는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써내려간 예술 에세이다. 글을 쓴 멀리사 와이즈는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예술가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고 그들의 공간에 관해 자신의 경험과 감상을 기록했다. 여기에 케이트 루이스가 개성을 살려 재현한 그림이 어우러져 예술가의 집을 보다 특별하고 아름답게 완성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예술가는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앙리 마티스 같은 서양미술의 거장들을 비롯해 프리다 칼로, 장미셸 바스키아, 도널드 저드 등 동시대 유명 예술가까지 두루 포함하고 있다. 모네가 말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자신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긴 지베르니 저택, 반 고흐가 그림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던 시절을 보낸 프랑스 아를의 노란 집, 프리다 칼로의 불꽃같은 생애와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카사아술 등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예술가의 집을 소개함과 동시에 지금 현재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예술가 하산 하자즈와 자리아 포먼의 집을 방문해 이들이 직접 자신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 생생한 목소리도 전달한다.


보존과 상실, 재건의 갈림길에서
예술가들의 유산을 기리는 방법

예술가들의 집은 그들이 공간과 관계를 맺으며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벌이는 현장이다. 예술가들은 화폭을 넘어 집이라는 공간에서 재료를 탐색하거나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기도 하고, 다양한 미학적 발상들을 적용해본다. 저마다 집 안에서의 가정생활을 즐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간의 한정된 역할에 저항하며 자신의 미적 개념에 부합하도록 집을 장식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예술가들이 세상을 떠났어도 집이 보존되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의 예술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예술가들이 살았던 집은 그들이 세상을 떠난 이후 생전에 생활하던 모습 그대로 온전히 보존된 경우도 있지만, 과거 예술가가 살고 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변모해버린 공간들도 있다. 또는 건물이 허물어졌거나 다른 소유주에게로 넘어갔거나 개조된 까닭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곳도 있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예술가들의 거주 환경과 예술이 서로 얽혀 다채로운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모습을 탐색하면서, 많은 예술가들의 집이 소실되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 예술가와 유색인 예술가가 소유했던 집이 소실된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노예의 딸로 태어나 평생을 대농장의 일꾼으로 살았던 클레멘타인 헌터는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생을 마칠 때까지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헌터가 살았던 대농장에 딸린 집은 절반만 보존되었을 뿐 나머지는 해체되어 농장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이런 모습에 대해 지은이들은 헌터의 예술 경력과 인생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어렴풋해지고 진실의 상당 부분이 생략되어버렸음을 지적한다.
또 그라피티아트로 미술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장미셸 바스키아는 그의 짧은 생애 대부분을 뉴욕 소호에서 살았고,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레이트존스가에 위치한 앤디 워홀 소유의 건물에서 생활했다. 바스키아가 죽은 후 이 건물은 여러 차례 용도가 바뀌었는데, 바스키아를 기리는 그라피티로 가득한 건물의 외벽만이 이곳이 바스키아의 집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바스키아의 경우처럼 예술가가 살던 집에서 남은 것이 오직 건물의 외피뿐이라면 미술계가 그 예술가를 더 깊이 연구할 기회를 놓친 것이나 다름없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예술가들의 집은 대부분 지은이가 직접 방문해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기록한 것이다. 보존되지 않았거나 소실되어 그 내부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 다양한 자료를 참고했다. 책을 쓰기 위해 조사하고 글을 다듬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지은이는 “예술가들의 집을 잃는 것은 예술가들의 삶, 그들의 창작 경험과 접속할 수단을 잃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러한 깨달음은 예술가와 창조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이 살았던, 또는 살고 있는 공간의 보존 여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아울러 이들 예술가의 유산을 기리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하는 희망의 목소리를 전한다.


예술가의 공간 속 분위기와 영혼까지 전달하는
아름다운 그림들

집과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많은 책들이 사진으로 그 모습을 전달할 때, 이 책은 사진이 아닌 그림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멋진 실내 공간을 찍은 사진들이 그저 사람들의 소비 욕구와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쓰이는 까닭에, 이 책에 실린 따뜻한 그림들은 더 특별하고 소중해 보인다.
그림 작가 역시 직접 예술가의 집을 방문해 공간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고, 소실되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곳은 남아 있는 시각자료를 참조해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그림으로 묘사했다. 때로는 공간의 세세한 부분을 단순화하거나 강조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예술가의 성향과 습관까지 엿볼 수 있는 부분들을 포착했다.
이렇게 완성한 그림들은 마치 예술가의 공간 속 분위기와 사물들의 영혼까지 전달하는 듯하다.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은 예술가의 집들은 세월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을 가치를 담고 있다. 인스턴트 이미지와 가벼운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 책은 예술가의 집에 잠시 머무르며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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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사 와이즈 Melissa Wyse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와이즈는 예술에 대한 글도 꾸준히 써왔다. 그녀는 맥다월 콜로니, 버지니아 크리에이티브아트센터, 래그데일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고,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볼티모어문화동맹(GBCA)이 개별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루비그랜트를 받았다. 와이즈의 글은 온라인 문학잡지 『더 럼푸스The Rumpus』를 비롯해 다양한 출판물에 실렸다. 와이즈는 아메리칸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석사학위를 받았고 수년 동안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오랫동안 예술 분야에서 일해왔다. 현재뉴욕 브루클린에서 남편과 함께 산다.
melissawyse.com

그린이 케이트 루이스 Kate Lewis
루이스는 한 살 때 카운티박람회 그림 콘테스트에서 우승했고, 그후로 그림만을 바라보며 살았다(당시 상을 받았던 그림은 그녀의 스튜디오에 걸려 있다). 테네시주 출신인 루이스는 현재 시카고에서 남편과 네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루이스는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에서 수년 동안 걸작들에 관한 커리큘럼을 만들고 가르치다가 집에 작업실을 차려 아이들을 키우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루이스의 그림은 여러 나라 개인 소장품에 포함돼 있다. 『예술가가 사는 집』은 그녀가 처음으로 삽화를 그린 책이다.
katelewisart.com


옮긴이 손희경
단행본 번역가이자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초록 지붕집의 마릴라』 『전쟁의 목격자』 『호기심 미술 수업』 『모던 라이프』 『뜻밖의 미술』 『미술관 100% 활용법』이 있고, 함께 옮긴 책으로 『아주 사적인 현대미술』 『레오나르도 다빈치 노트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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