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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현수동-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상상하고 빠져들고 마침내 사랑한다(아무튼시리즈55)
저자 : 장강명 ㅣ 출판사 : 위고

2023.01.25 ㅣ 152p ㅣ ISBN-13 : 9791186602928

정가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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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소설, 에세이, 논픽션을 오가며 새로운 사회와 사상에 대한 상상력을 집필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장강명 소설가가 이번에는 자신이 살고 싶은 동네에 대해 썼다. 55번째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 현수동』에서 장강명 작가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의 동네를 좋아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나요?”
늘 생각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질문이다. 보통 교통이 편하고 교육 여건이 좋은 이른바 ‘비싼’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집세 시세에 따라 보따리를 쌌다 풀었다 하는 현대인에게 ‘내 동네’, ‘우리 동네’라는 마음을 품는 일 자체가 애당초 어색한 일일지도 모른다.

“현수동이라는 동네는 실존하지 않는다”라는 첫 문장의 당황스러움에 이어, ‘어떻게 작가는 존재하지 않는 동네를 애호한다는 것일까’ 의문이 떠오른다. 사실 장강명 작가는 ‘현수동’에 대해 오래 생각해왔다. 다시 말해, 상상했다. 작품에도 자주 현수동을 출연시켰다. 아예 제목에 현수동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현수동에 사는 청년이 주인공인 소설을 쓰는가 하면 작품 속 가상의 소설 제목에 현수동을 넣기도 했다. 작가는 현수동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점점 더 그 상상에 빠져들고, 마침내 현수동을 사랑하게 되었다. 장강명 작가는 이 작은 책에서 도시공학자와 향토사학자와 인문주의자, 무엇보다 이야기 수집가의 옷을 부지런히 갈아입으면서 꿈과 가능성으로서의 동네를 현수동이라는 이름으로 차근차근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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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은 어떤 동네에 살고 싶었던 걸까

고향이 없는 사람이 쓴 현수동의 역사
권력이 없는 사람이 쓴 현수동의 인물
무속을 질색하는 사람이 쓴 현수동의 전설
밤섬에 가본 적 없는 사람이 쓴 현수동의 밤섬
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쓴 현수동의 교통
맛을 모르는 사람이 쓴 현수동의 상권
게임에 서툰 사람이 쓴 현수동의 도서관

삶을 사랑한다는 것, 사랑하는 동네가 있다는 것

[본 문]

국가나 역사가 아니라 거리의 아침을, 골목의 저녁을 상상하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다채로운 표정을 지을 거라는 사실을 저절로 깨닫게 된다. 그 표정들 아래 자리한, 어떤 한 기관이 일괄 조율할 수 없는 복잡한 욕망의 부글거림도. 그런 사실을 깨달을수록 그 골목과 거리를 모두 포괄하는 깔끔한 이념은 그만큼 더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p.15)

현수동은 낙원은 아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갈등하고, 배우자 몰래 바람을 피우며, 병에 걸린다. 법을 슬쩍, 혹은 대담하게 어기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동은 풍경이 아름답고, 선량하고 양식 있는 사람들이 사는, 사랑스러운 동네다.
그런 동네의 골목과 거리는 어떤 풍경일까. 그곳 사람들은 어디로 출근하고 생활용품을 어떻게 살까. 어떤 길에서 개를 산책시키고, 저녁을 먹고 나면 어디에 갈까. 주말에는 뭘 할까. 아이들은 어디에서 놀까. 일하고 쇼핑하고 식사하고 수다를 떨 때 현수동 주민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pp.16~17)

현수동의 길을 걷다 보면 ‘이곳은 무척 오래되었구나, 아주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다 간 사람들의 흔적이 쌓여 있구나’라는 기분이 든다. 그런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수백 년 전과 수백 년 뒤라는 시간을 의식하고, 자신이 그 일부라고 여기게 된다. 거리와 골목을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된다. 자기 존재가 깊은 뿌리, 또 먼 미래와 이어져 있음을 믿게 된다. 현수동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서로 존중하고 대화한다. (pp.23~24)

광흥창 터는 와우근린공원이 시작되는 곳인데, 이곳에는 와우시민아파트 19개 동이 있었다. 1970년 4월 8일 새벽 한 동이 무너졌고, 34명이 사망했다. 부실 공사가 원인이었다. 무면허 건설업자가 철근 70개가 들어가야 하는 콘크리트 기둥에 5개만 썼을 정도로 황당하게 지었다(이후 1990년대까지 한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붕괴 사고들이 반복된다).
그러나 와우근린공원에는 이 사고를 추모하는 조형물이나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비가 없다. 적어도 내가 광흥창역 일대에 살았던 2014년까지는 그랬다. (p.47)

밤섬은 그 모든 것의 상징이고, 우리는 자연의 힘을, 우리 안에 있는 파괴적인 욕망과 우리가 소유하게 된 기술을, 인간의 강함을, 인간의 약함을, 사람들의 고통을, 과거를, 현재를, 미래를, 시간이 해내는 일들을, 아이러니와 불가사의를, 복잡하고 연약하고 중요한 연결들을, 세계의 질서와 그에 대한 우리의 무지를 무섭게 여겨야 한다는 게 내 대답이다. (p.88)

이제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가 어떻게 일하는지 보지 못하며 자란다(나는 어린아이들이 부모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예절을 익히고 가족애가 깊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일과 삶의 공간이 멀어지고, 각각의 공간이 규정한 목적에 맞춰 행동하는 동안 일과 삶의 의미는 양쪽 모두 협소해진다. 자신이 사는 동네를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없으며, 이웃은 층간소음이나 일으키지 않으면 다행인 존재로 전락한다. (p.98)

그래, 나 또 거창해졌다. 아직 방법도 모른다. 하지만 사막 한가운데 높이 5백 미터, 길이 170킬로미터인 직선 도시를 세우겠다는 빈 살만이나 화성에 백만 명이 거주하는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일론 머스크보다 내가 더 황당한 소리를 하는 걸까. (p.104)

현수동 상권은 아마존과 쿠팡, 밀키트, 에어프라이어의 시대에 가능할 것 같지 않은 꿈이다. 그곳 상인들이 뭘 어떻게 팔기에 인스타그램 인증 숏 명소가 되지 않고도 총알 배송에 맞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단 말인가? 현수동이 뭘 해도 장사가 잘되는 지역이라면 유통 대기업들은 왜 그곳 땅을 사들여 지점이나 가맹점을 내지 않는단 말인가? 건물주들이 왜 상점을 쫓아내지 않는단 말인가? (p.116)

요즘은 이사를 가면, 아니 이사를 가기도 전에 먼저 앞으로 살게 될 동네에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본다. 웬만한 책은 전자책으로 읽는데도 불구하고 도서관은 자주 다닌다. 공공도서관은 점점 책을 대출해주는 시설 이상이 되어가고 있다. 서강도서관을 예로 들자면 사서들이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주민들이 참여하는 바자회와 낭독회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pp.131~132)

『아무튼, 현수동』 원고를 붙들고 있는 동안 광흥창역 일대와 현수동에 대해 하고픈 말이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많아서 놀랐다. 그리고 약간이나마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되어 놀라기도 했다.
자신이 사는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사랑하고 또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사는 마을만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인류애 없이 자기가 사는 마을만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나는 분명히 광흥창역 일대를 사랑했다.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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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걷기 편한 길, 이야기가 가득한 골목, 다정하고 신실한 상점들
현수동은 가상의 동네이지만 비교적 구체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 대략 서울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일대로, 실제로 작가는 삼십대 중반의 6년을 이 일대에서 살았다. 작가는 현석동에 살 때 집에서 밤섬을 자주 내려다보다가 문헌 자료를 뒤적이면서 한강의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수첩을 들고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표지판이나 표석을 들여다보았으며, 민담의 배경이 되는 장소들을 샅샅이 훑으며 스마트폰 앱을 켜고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작가가 꿈꾸고 상상하는 현수동은 먼저 역사가 있는 곳이다. 허허벌판 위에 지은 신도시나 과거와 현재가 으르렁거리며 대치하는 곳이 아닌, 오래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괜찮게 살았고, 얼마 전에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괜찮게 살았으며, 그래서 나도 그곳에서 괜찮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안전하고 희망적인 느낌을 주는 곳.

작가가 현수동에서 특별히 사랑하는 점은 골목마다 촘촘히 서린 이야기이다. 책에는 작가가 수집한 이 지역의 민담과 설화와 미신 등의 온갖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데, 특히 밤섬의 폭파를 둘러싼 저자의 집요한 추적과 사랑은 눈길을 끈다. 밤섬은 작가에게 바로 가까이에 있는 아름다운 수수께끼이며 “오래되었으면서도 여전히 진행 중인, 기묘하고 아련한 서사시”이다. 비극적이면서 신비롭고 경이로운 밤섬의 지난 역사를 일별하면서 작가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없는 것, 인간의 권리 외에도 우리가 공경하고 두려워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_삶을 사랑한다는 것, 사랑하는 동네가 있다는 것
어떤 동네를 오래 상상하고, 계속해서 세부사항을 덧붙이고, 그곳을 움직이는 힘을 궁리한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그렇다고 말한다. “당신은 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나요?”라는 질문 바로 옆에는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라는 질문이 있기 때문이겠다. 내가 살고 싶은 동네의 골목과 거리는 어떤 풍경일까. 그곳 사람들은 어디로 출근하고 생활용품을 어떻게 살까. 어떤 길에서 개를 산책시키고, 저녁을 먹고 나면 어디에 갈까. 주말에는 뭘 할까. 아이들은 어디에서 놀까. 일하고 쇼핑하고 식사하고 수다를 떨 때 그곳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런 궁리를 하다 보면 어떤 삶이 내게 좋은 삶이 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궁리를 얼토당토않은 공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독자에게 저자는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말을 빌려 힘 있게 외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 권리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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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월급사실주의 소설가. 단행본 저술업자. 문단 차력사. 본업은 소설이고 부업으로 논픽션과 에세이를 씁니다. 뜻 맞는 지인들과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www.gmeum.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수동 같은 동네에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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